🫧 오늘도 파도가 잔잔하기를

2024. 1. 12.

🫧 오늘도 파도가 잔잔하기를

🍳 오늘의 요리사 - 김청귤 작가

안녕하세요. 주인장 붂끄🧑‍🍳입니다.

은 일주일 동안 잘 지냈나요? 저는 요즘 따뜻한 코코아☕에 푹 빠져 눈을 뜨면 곧장 카페에 달려가 코코아를 '더 달게 가능할까요?'라는 주문과 함께 독서로 시간을 보냈어요. ⌛오늘은 김청귤 작가의 <해저도시 타코야끼>을 읽었는데, '사랑이란 무얼까'라는 궁극적인 질문이 떠올랐어요. 아, 이번 주제는 <사랑>으로 해야겠구나! 필연적으로 느껴졌답니다.

파도를 사랑으로 비유한다면 어떨까요? 서퍼에게는 파도란 '시련'일때도 있지만 파도 위에 올라타는 순간은 '기회'로 바뀌기도 합니다. 또 수영을 하러 온 관광객에겐 센 파도는 '공포'이기도 하지만 잔잔한 파도는 '재미'를 불러오기도 하죠.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는 파도와 마찬가지로 사랑도 의미가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오늘은 사랑의 다양함을 알려주는 잔잔한 문체의 작가, 김청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 오늘의 요리사 - 김청귤 작가

"아주 오랫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글을 쓰고 싶은 사람"

자신을 소개하는 글만 보아도 작가의 글사랑이 너무나 톡톡히 보이지 않나요? 이 작가님을 처음 알게된 작품은 <재와 물거품>이에요. 후에 깊게 다루겠지만 그의 문체엔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이 세밀하게 담겨있어 읽는 내내 주인공을 직접 바라보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답니다.

🏞️ '물'이 작가님 작품과 어떤 연결 고리를 갖고 있을까?

"물, 정확히 말해 바다는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공간이에요.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도,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도, 햇빛 아래 무수히 많은 별처럼 빛나는 해수면 모두 좋아해요. 바다를 좋아하니까 작품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는 바다를 직접 보는 일이 드물거든요. 또, 바다는 애초에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고요. 많은 이들이 우주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은 우주보다 바다의 비밀이 더 많다는 말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바다의 평온함과 신비함을 소설에 담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도 바닷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몰라요."

출처 채널예스

🥢오늘의 코스🥄

Appetizer - 해저도시 타코야끼🐙

Main dish - 재와 물거품🫧

Dessert - 하얀색 음모🌨️

※ 모바일보다 웹으로 보시는 것을 더욱 추천드립니다 :)

해저도시 타코야끼

"물에 잠긴 지구에서 춤추고 사랑하며"

📖 줄거리

1장 《불가사리》 녹은 빙하에서 퍼진 바이러스로 전염병이 도는 땅. 온 힘을 다해 소중한 이들을 지키려는 노력

2장 《바다와 함께 춤을》 바다에 잠긴 물건들로 살아가는 시절, 인간의 욕심을 위해 학대당하는 돌고래를 구하자

3장 《파라다이스》 수중 생활에 적응해가는 새인류, 수인 vs 동물과 교류하는 수인의 능력을 탐내는 배 인간들

4장 《해저도시 배달부》 해저에 도시를 세우고 천천히 자멸하는 인류, 유일한 대안은 오직 수인 배달부들뿐

5장《해저도시 타코야끼》 돔 벽을 청소하기 위해 태어난 나. 어느 날 만나게 된 빛나는 타코야끼 트럭

6장 《산호 트리》 남겨진 쓰레기를 치우는 수인들. 바다가 살아나고 지구가 회복되길 바라는 간절함

🔎 Keyword #이기심 #순수함 #이상향 #아름다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더 이상 땅을 디딛을 수 없는 인간은 한마음으로 해저도시를 만들게 됩니다. 인간에게 있어 이제 바다란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렸죠.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신인류를 개발하는 연구원, 두려운 존재인 바다에 '누가 들어갈 것인지' 선별하느라 싸웠고, 탈락한 이들은 배를 떠돌며 천천히 죽어가는 기시감이 드는 잔혹한 세상이 생겨납니다.

작중 모든 주인공들은 순수함을 지닌 어린 아이로, 삶을 향한 이기심으로 변질되는 이는 어른들로 표현됩니다. 주인공들은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점차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감각>을 느끼며 이를 기점으로 변화를 하게 됩니다. 이후 그들은 전부 '생명'에 집착을 하며 자신외에 다른 생명을 구해내려고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그렇다고 죽음을 두려워하냐고요? 아닙니다. 이들에게 있어 바다란 생명의 근원이기에 육체를 잃는 과정은 현실의 속박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로 작용합니다. '마땅히 속할 세계'로 다시 귀환하는 것이죠.

" 인간은 욕심쟁이였다. 바다에서 살려면 그래선 안 되는데." _78p

단어의 대비를 활용하여 더욱 갈등을 고조시키는 문장들로 더욱 흡입력있게 읽을 수 있었던 연작소설. 권력을 쥐었을 땐 큰 목소리를 내며 권리를 운운하던 이들이 생명의 위협이 오자 곧바로 '자신도 데려가달라'며 애원하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았어요. 판타지라는 환상문학을 통해 현재 대두되는 해수면 상승문제에 대해 더욱 심각히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어요.

🕺물살에 몸을 맡기고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생명이라는 단어는 이 이야기 속에서 매우 중요한데요. 이들은 생명을 주고받는 연대 행위를 통해 사랑을 말하기도 합니다. 타자를 살리는 순간 형성되는 이 연대는 외부의 거대한 재난 앞에서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제공해주죠. <파라다이스> 속 파랑은 '연희'를 살리기 위해 입술에 입을 맞추고 숨을 후우 불어넣으며, 연희는 '파랑'을 간호해줍니다. <해저도시 배달부> 속 보름은 엄마를 살리기 위해 '마리아 언니'에게 산소 방울을 불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이처럼 서로에게 숨을 불어넣어주면서 조금씩 다른 형태의 사랑을 보여주죠.

✅ 사랑이란 참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이상한 덩어리 같아요. 아, 김청귤 작가님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 인터뷰를 한 글이 있어 발췌해왔어요. 같이 읽어볼까요?

Q. 작가님이 소설 속에서 그리고 싶은 사랑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 상대의 성별이나 종족에 상관없이 '너'이기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걸 쓰게 돼요.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상대방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느려도 포기하지 않는 존재와 존재가 하는 사랑, 그동안 사는 게 힘들었어도 이 존재를 만나기 위한 시련이었으면 기꺼이 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하게 하는 사랑을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하여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는 엔딩이요.

재와 물거품

“영원은 없어.”
“내가 있다는 거 알려 줄게.”

📖 줄거리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의 손에 의해 죽어 불을 다루는 마녀가 된 마리와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태어나 인간에게 환멸을 느끼는 인어 수아의 사랑에 대한 소설이자 영원한 사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 현대판 인어공주 이야기

섬사람을 위해 바다에 기원을 올리는 무녀 마리는 늘 혼자 생활을 하고 사실상 쓰임의 존재로 머뭅니다. 사랑이란 감정을 영영 모를줄 알았던 그녀는 아름다운 존재를 우연히 마주하고 사랑이란 감정을 깨닫죠. 물에 빠진 그녀를 구해준 인어에게 마리는 '수아'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무녀와 인어는 그 어떤 방해물 없이 사랑을 완성시키는 것이였지만 문제가 발생하죠. 영원을 원하지만 늘 재가 되고 물거품이 되는 사랑을 이들이 지켜낼 수 있을까요?

마리는 후반부로 갈수록 바닷가 마을을 지키는 무녀에서 불을 사용하는 마녀가 되고 맙니다. 마녀는 나쁜 이미지로 남기 쉽지만 잘 생각해보면 <인어공주>의 원작에서 마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인어공주의 소원을 들어주기 전 계속해서 경고와 주의를 주죠. 그만큼 그녀는 나름의 선을 지닌 인물입니다. 마리도 또한 마을사람을 위해 아프고 졸려도 꾹 참고 축원을 해주죠. 하지만 돌아온 것은 싸늘함과 무서움. 그녀가 마녀가 된 이유는 '한색의 감정' 때문이지 않을까요.

📖 야 사랑해

소설의 제목 <재와 물거품>에서 재의 사전적 의미는 불에 타고 남은 가루 모양의 물질이고 물거품은 다른 물이나 물체에 부딪혀서 생기는 거품입니다. 이 두 단어의 공통점은 변화를 할 때 '되다'라는 동사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동사가 붙게 되면 전혀 관련 없었던 단어들이 같은 의미를 지니는 관용구가 되죠. '재가 되다' 그리고 '물거품이 되다'는 모두 허사가 되었다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제목 자체에서 이미 두 주인공의 필연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던 것이죠.

바닷가 마을을 지키는 무녀였지만 불을 사용하는 마녀가 된 마리와, 인간을 지키는 인어였지만 마리만을 사랑하여 인간이 된 수아가 운명의 장난에 하염없이 휘둘리는 모습이 제목이 드러나 있는 것 같아요. 이 소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말은 '사랑해'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사랑'이야기이자 로맨스 장르인 이 작품. 꼭 읽어보시길 바랄게요!

✅ 소설과 음악은 같이 하면 더 시너지가 오르는 존재이죠. 제가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싶어요. 바로 여기를 클릭하시면 플레이리스트로 이동하게 돼요.

하얀색 음모

울랄라

📖 줄거리

하얀색 음모를 한 가닥 뽑은 어제를 기점으로 '오늘'이 계속 반복된다. 나는 오늘도 어제 해동시켜 놓은 생지를 꺼내 크로플을 먹는다. 52분에 선호를 구해내고 유자차 세 개를 구매해 선호와 선호엄마에게 준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죽어가는 고양이 구하기. 다음은 넘어지는 할머니 도와드리기. 나만의 루틴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내일이 올까?

🔎 Keyword #올곧음 #우연과 선택 #소소한

끝없이 리셋되는 시간이 주어질 때, 사람이 선택하는 길은 최대한 더 좋은 내일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과 어차피 리셋될 시간이라고 일탈하며 허비하는 일 둘 중 무엇이 될까요. ⏰

소설의 주인공 '나'는 후자였어요. 다른 타임루프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절실하지는 않아 보이기도 하죠. 그녀는 총 세 번. 반복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살리고 후회없이 오늘을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를 합니다. 이런 생명을 살리는 따뜻함을 가진 '나'에게는 올곧음이란 키워드가 떠올랐어요. 당신이라면 '반복되는 오늘'을 어떻게 보낼 것 같나요?

🐈 혹시 고양이 좋아하세요?

주인공의 하루에 총 세 가지 사건이 등장하는데요. 그 중, 수상한 남성에게 돌을 맞아 천천히 죽어가는 검은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고양이를 구해내기 위해 남성보다 일찍 도착해 맞이하거나 결국 살리지 못한 순간도 나오죠. 다른 사건은 동일한 시간, 동일한 대화로 이어지지만 꼭 '고양이'는 내일을 사는 것처럼 매순간 변화하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그녀의 타임루프를 구해줄 동아줄 같은 존재인 걸까요?

검은 고양이는 갈등 혹은 시련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해요. 그녀는 화장실에서 하얀색 음모를 발견하게 되는 일 따위로 시련이 시작되죠. 하지만 그거 아시나요? 검은 고양이를 구해주는 꿈의 의미는 '현재 닥친 문제들이 잘 해결된다'는 뜻이래요. 주인공은 고양이와의 만남을 통해 내일의 햇빛을 맞이할 수 있을지 궁금하시지 않으신가요! 꼭 읽어보시길 바랄게요 :)

✅ 남세오 작가의 <고양이를 좋아하세요>와 나란히 읽어보면 더 좋은 작품이에요!